· 2019_11XX∼2020_0213 벼락치기 일기
원래라면 작년 늦가을부터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굳이 핑계를 대자면 2019년 11월 말 집에서 운영하는 숙박업소(거주도 하고 있으므로 이하 ‘집’과 동의어로 씀)에 미친놈새끼에 의한 방화로 불이 나는 바람에 멘탈이 상당히 불안정했다. 2019년 11월 말부터 2020년 1월까지 두 달 동안 포스팅이 없었던 게 이것 때문이다. 화재복구공사 기간 중에 그나마 ‘소방설비산업기사’ 암기과목의 이론과 기출문제정도만 공부할 수 있는 정도였다. 공사에 한 달이 좀 더 걸렸고 공사 후에 남은 쓰레기 정리와 구석구석 평소 상태의 환경으로 만드는 거까지 하면 거의 두 달이 걸렸다. 공사비용과 피해비용이 수억 단위로 넘어가니까 홀딱 망해서 이 추운 겨울에 골목으로 나뒹구는 거 아닌가 정신적으로 계속 불안하더라.
그 와중에 화재가 난 당일 늦은 밤인지 하루 넘긴 새벽인지 여하튼 불 끈다고 뿌린 소방용수가 천장에서 계속 쏟아지고 있는 어수선한 남의 집에 들어와서 동전 수십만원, 평창올림픽 기념주화 500만원 상당의 재물을 훔쳐간 놈 덕분에 인간과 좆간의 차이점을 알게 됐다. 2020년 1월 말에 그 좆간 잡혔다고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심적으로 사람이 나약할 때 살점을 후벼 판 좆간이였지만 신기하게 악감정까지는 안 들더라. 주화는 버렸고 합의가 어쩌니 아가리를 털긴 했다는데 그런 좆간한테 합의할 돈이나 있겠냐. 감방에서 몸으로 때우겠지. 빵에서 후장개통 일상생활 똥물질질 인생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아무튼 내가 외출하고 있는 사이에 불이 난 거였고 화재 당시 CCTV 돌려보니 내가 집에 있었으면 충분히 불을 끌 수 있는 상황인데다 마침 소방(2019년 11월22일 소방안전관리자 2급)에 관심을 두고 있던 차에 일을 당한 거라 심적 대미지가 많이 컸다. 배워봐야 활용도 못하는 거 니미...집구석 만년 히키코모리였던 나였는데 왜 하필 밖에 있을 때 불이 난 건가. 내 책임 같기도 했고. 그 날?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 중인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을 때 집에 불이났다고 전화가 온 거다. 나는 먼저 집으로 달려갔고 30분 정도 있다가 수술이 끝난 어머니가 눈에 안대를 하고서 소방차가 열심히 불을 끄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게 보이더라. 나는 밖에서 불 끄는 거 지켜보면서 소방대장과 경찰들에게 이것저것 정보를 주고 있는 차에 집으로 들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보니까 에휴 인생 씨발.
그리고 공사한다고 계속 집에 있어서 느끼지 못했는데 정상화가 어느 정도 된 후 헬스장에서 쇠질하는 중 집에서 전화가 오니까 시발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더라. 또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닌가 하고. PTSD가 있었던 것이다. 이젠 집 나설 때마다 불안하고 그을음 냄새를 하도 맡아서 냄새에도 많이 민감해졌다. 이거 극복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거 같다. 내가 존나 억울했나보다. 그 상황에 소화기 들고 불을 무사히 끄는 꿈까지 꿨다.
내 방 바로 위층이 발화지점이었다. 벽 일부가 소방용수에 찌들었고 천장에서 물이 새기는 했지만 다행히 책, 자료, PC, PS4(어?)는 모두 안전했다. 내 방의 천장 및 바닥 복구, 환기에 2주 걸렸다. 두 달동안 방 창문을 오픈시켜놔서 그런가 벽에 스며들어 있던 겨울 한기(寒氣)가 진짜 안 빠지더라. 2주 정도 되니까 방에 슬슬 온기가 차기 시작했다.
아무튼 각설하고 복구공사하면서도 구직사이트에 이력서 던져 보고 했는데 전기산업기사, 전기기능사만으로는 취직이 잘 안 되는 거 같다. 전화가 한 통도 안 오고. 이력서내용이 너무 유니크했나 싶기도 하고. 내가 무슨 강소기업 그런 곳에 취업하려는 거도 아니고 전기쟁이들이 기피하는 ‘호병백마’에만 이력서 넣었는데 무소식이네. 나이 때문인지 자격증 때문인지. 어쨌거나 ‘전기기사’ 따고 싶기도 했고 또 따야 하는 거기도 했기 때문에 이제 시험도 얼마 안 남았겠다 공부해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인강 등록은 전기산업기사 시절 때 신세를 많이 진 위에 ‘김상훈’ 강사님을 망설임 없이 다시 선택했다. 이론부터 다시 공부하기엔 시간도 부족하고 분량도 많고 해서 짧고 굵게 액기스만 뽑아먹을 수 있는 위의 책을 선택, 등록은 1월 30일이지만 공부는 2월 초부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공부를 하니 또 손에 안 잡히고 범위가 엄청나게 넓다는 걸 알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압박이 좀 크게 오더라. 개인 사생활 썰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포스팅부터는 공부 관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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