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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리뷰

[11_영화★8] 기생충(2019)

2019/11/03 - [분류 전체보기] - 개인적인 평가 기준

 

· 세상이 기생충으로 너무 시끄러워. 유튜브에서 2500원에 대여해서 봤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단짠(단맛과 짠맛)’이다. 영화 속 소재를 예로 들자면 ‘짜파구리’.

· 영화38분 지나고 포스터(윗짤 말고 한국판)가 떠오르자마자 영화제목이 왜 ‘기생충’인지 깨달았다. 

· The 봉 준 호

 




---------아래부터는 네타바레스포일러 포함된 내용(열람 주의)---------








주인공 가족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범죄자 집단이다. 집주인의 호의를 악의로 받아치고 있는 도덕적으로도 인간말종들이다. 

아들이 아버지가 몰래 숨어살고 있는 집을 사기 위해 공부해서 대학가고 성공한 후 아버지가 지하실에서 올라와 가족이 재회하는 장면에서 뭉클했다면 그건 스톡홀름 증후군 즉 단발적인 정신착란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에게 저러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생기도록 밝고 따뜻한 영상미를 부여한 감독의 영악함이 괘씸하다. 이게 비현실적인 단맛이다.

재회 후 바로 이어지는 장면은 비참하고 불쌍하며 아련하게 느껴지는 색감을 사용해 연민의 정과 측은함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감독이 지금 싸우자는 거 아니냐. 그러나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아들의 꿈, 미래지향적으로 말해서 목표일 뿐. 아버지에게 전달할 방법도 없는 편지나 쓰고 있는 그 꼬락서니가 사회정의가 실현되고 있다는 증거이자 현실이며 그렇게 비루하게 사는 게 맞다. 이게 현실적인 짠맛이다.

 

멘탈 가다듬고 돌이켜보면 이성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인데 주변 분위기에 쏠려 그렇게 생각을 해버렸다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으로 분통하기 이를 데 없다. 내 도덕성이 고작 이 정도 수준이었나.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과 파란약이 나온다. 주인공은 둘 중에 하나만 먹을 수가 있다. 선택기에 따라 미래가 바뀌는 주요 장면이지만 관객은 감독이 준비한 하나의 루트만 따라갈 수 있다. 그에 반해 기생충은 빨간약과 파란약을 동시에 먹은 마무리를 보여주고 있다. 감독의 뛰어난 기교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나의 영화에 결말이 2개인 거 같은데 결국엔 하나로 귀결된다. 두 맛을 동시에 볼 수 있지만 결국엔 하나인 짜파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