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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리뷰

[27_애니☆] 드래곤퀘스트 유어스토리(2019)

2019/11/03 - [분류 전체보기] - 개인적인 평가 기준

 

· 원작은 SFC로 발매된 ‘드래곤퀘스트5(1992)’, 개인적으로는 ‘파이널판타지6(1994)’와 같은 해에 플레이를 해봤으니까 26년 정도 된 거 같다. 그래서 무슨 스토리였는지는 거의 기억이 안 나지만(드퀘가 그렇듯 마왕 잡으면 엔딩 아닐까 싶은데), 신부 후보가 두 명이고 신부 한 명마다 엔딩 한 번씩 보는 게 국룰이었다는 거?

· 원작과 달리 토리야마 아키라 씨의 캐릭터 디자인이 아니다. 이 부분이 좀 불편하긴 했지만 막상 보고 나니까 나쁘지 않았다. ‘겨울왕국(2013, 2019)’의 모델링과 동작에 드래곤퀘스트 스킨을 입히고 스토리와 브금을 드래곤퀘스트로 바꾼 게 바로 이 작품.

겨울왕국은 두 번인가 보다가 결국 끝까지 못 봤다. 과한 표정연기, 몸짓 등이 너무 오버스럽다고 해야 하나, 이상하게 디즈니쪽은 나랑 코드가 안 맞아서 본 게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왕국에 드퀘 스킨을 입힌 거는 끝까지 보게 되더라는 거.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 원작의 초반부분 스토리는 원작 게임 화면을 가져다 썼다. 이거 굳이 이랬어야 하나 싶다. 후반부는 좀 아닌 거 같다. 메시지가 나쁘다는 건 아닌데...(아래 스포일러 네타바레에서 계속) 아무튼 초반후반 빼고 몸통만 보면 판타지한 여행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 배경과 캐릭터 모델링이 너무 잘 돼서 눈호강을 할 수 있다. 거기다 몇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전통의 드퀘 브금 또한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원작을 안다는 게 조건이지만.

· 후반부 진행(메시지 말고)이 너무 마음에 안 들고 거슬린다. 그래서 추천하기는 꺼려진다.


--------------- 스포일러 네타바레 주의

 

 

 

 

 

 



난 이걸 보면서 ‘판타지’를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게임화면을 도입한 초반과 대미를 장식하는 부분, 그것도 막보스에게 막타 치는 장면에서 갑자기 현실로 차원을 바꿔버리는 후반부 연출과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거기다 요즘 너무 유행하다 못해 썩어 문드러진 트렌드인 ‘현실에서 VR 뒤집어 쓰고 게임에 로그인’하는 패턴과도 겹친다. 이 영화는 굳이 저렇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 그냥 판타지만 보여줬어도 충분했어. 괜히 어설프게 판타지에 현실 도입을 하다가 분위기를 다 깨버렸다. 

그래도 메시지는 나쁘지 않았다.

서브타이틀인 YOUR STORY, 그리고 포스터 오른쪽에 있는 君を、生きろ라는 문구가 아마도 제작자가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1. 우리가 이번에 만든 이 영화는 YOUR STORY다.

2. 君を、生きろ 너를, 살아라
生きろ의 원형은 生きる로 자동사기 때문에 문법적으로는 목적어인 君を를 취할 수가 없지만 마음으로는 무슨 말인지를 안다.  아래와 같은 표현이 실제 쓰이기도 하고.

今を生きるための力 지금을 살아가기 위한 힘
私を生きる 나를 살다, 내 인생을 살다

가상현실이라고는 하나 게임 속에서의 경험도 결국 너의 인생의 일부다 라는 의미로 君を、生きろ 너 자신의 인생을 살아라 로 사용한 거라 본다. 게임 따위에 몰두해서 인생 말아 처먹지 말고 현실을 살라는 막보스가 내뱉은 말은 제작자의 본심이 아니다. 만약 그 말을 하고 싶었으면 YOUR STORY, 君を、生きろ라는 갬성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게임을 하고 애니메이션을 보고 만화책을 본 시간이 있을 것이다. 누가 저 시간들 다 돌려줄 테니까 저걸로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 감정을 다 잊어라고 한다면... 고민 안 할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