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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리뷰

[47_애니☆] 이노센스(2004)

2019/11/03 - [분류 전체보기] - 개인적인 평가 기준

 



· 전작인 ‘GHOST IN THE SHELL / 공각기동대(1995)’에서 3년이 지난 시점의 후속작이다.

· 치즈가 길게 쭈욱 늘어나는 영상이나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부러 치즈를 잡아당겨가면서 먹지는 않는다. 그런다고 풍미가 달라진다거나 없던 영양가가 생긴다거나 식감이 달라지는 게 아니니까. 이 작품은 마치 치즈를 쭉 늘려서 먹는 것처럼 군더더기가 많고 장황하다. 스토리는 일직선으로 갔어야 했을 것을 괜히 지그재그로 가는 바람에 러닝타임이 길어지고 따분해졌다.

·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정확하게 언제부터 CG를 도입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아래와 같은 작품들

우주의 스텔비아(2003)
여신후보생(2000)
로스트 유니버스(1998)
반드레드(2000)
등등

위의 것들을 보면 CG는 메카닉 파트에서만 따로 쓰고 있기 때문에 2D 캐릭터와의 괴리가 컸다. 거기다 동적인 면에서도 메카닉들이 풍선처럼 관성에 휘둘리는 가벼운 모습도 적지 않게 보이던 시절이기도 했고 지금 보면 좀 많이 웃긴다.

그에 반해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CG 영상은 확실히 동시대와 궤를 달리하고 있다. 뛰어난 영상미인 건 맞는데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러닝타임 5분 정도 분량의 연출은 이 작품에서 굳이 필요했던 부분인가 싶기도 하다. 없다고 작품 이해에 큰 영향은 없는 거 같고 유난히 지루하게 느껴진 구간이었다. 전작에도 이런 연출이 있지만 그쪽은 홍콩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봐왔던 배경이었고 이번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중국냄새 물씬 풍기는 이질적인 연출이라는 차이가 있다.

· 고전에서 인용된 문구가 많이 나온다. 자막이 없었으면 이해도 못했을 내용들. 그런데 ‘너무’ 많이 나오는 거 아닌가 싶다. 표현에 있어서 은유나 비유도 적당하게 있어야지 은유를 또 다른 비유나 은유로 표현을 하면 이해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러한 인용문들이 이 작품에 얼마나 적절하게 활용이 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인용문에 스토리를 끼워 맞춘 건지 스토리에 인용문을 넣은 건지도 분간이 되지 않는다. 제대로 평가하기엔 아직 내공이 부족한 것 같다.

· 이 글을 쓰는 시점에 라프텔, 왓챠에 이 작품이 등록돼 있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확인 불가. 유튜브를 통해 1000원에 대여해서 봤는데 자막 번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문에서 뭔가가 하나씩 빠진 번역이 많이 보인다. 어느 정도 허용범위 내에서 내용이 일치가 돼야 영상과 같이 흘려볼 수가 있는데 내가 인지하는 내용과 다른 구석이 적지 않다 보니 내가 잘못 알아들었나 하고 재해석을 하다 보면 집중이 잘 안 된다. 그리고 용어 중 하나인 ‘하다리’가 ‘히다리’로 표기돼 있는 것도 흠.

 

· 여담인데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1990) (이하 원작)’는 동명의 극장판(1991)이 있다. 극장판(1991)은 원작(1990)에 비하면 완성도가 정말 처절한 수준이며 제작사인 가이낙스의 흑역사라고 부를 만하다(하청이라곤 해도 책임회피는 불가하다). 극장판(1991)은 원작(1990)으로부터 3년 후의 스토리이고, ‘이노센스’역시 전작으로부터 3년 후의 스토리라는 게 우연이라면 우연인가. 나디아 정도는 아닌데 이노센스 역시 속편이라는 점에서 내용과 구성이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