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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리뷰

[26_미드★8] 얼터드 카본 시즌1, 2(2018, 2020)

2019/11/03 - [분류 전체보기] - 개인적인 평가 기준

 

· 근본이 씹덕이다 보니 미드는 잘 안 보는 편인데 미드의 전반적인 수준이 평균 이상인 건지 아니면 재수 좋게 수작들만 봐와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미드는 스케일도 크고 표현력도 풍부하다는 걸 느낀다. 이 작품도 그중 하나고.

· 인간의 의식, 영혼, 정신을 구성하는 그 무언가를 500원짜리 크기의 ‘저장소’에 담아 넣고 사후에 육체를 바꿔도 의식을 그대로 가지고 다시 살아가는 세계관이다. 돈 많은 갑부(므두셀라)들은 ‘저장소’ 이외에 다른 곳에 정기적으로 백업을 해서 영생, 불멸의 생을 살아가고 있으며 돈 없는 자들도 대부분 ‘저장소’를 가지고 있다. 사고로 ‘저장소’가 파괴되면 백업본을 가진 부자들은 다시 살 수 있지만 백업본이 없이 ‘저장소’ 하나만 가지고 있는 평범한 자들은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 불멸의 삶을 살고 있던 어느 므두셀라가 사고로 저장소가 파괴되었다가 백업본으로 되살아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고를 당한 므두셀라는 250년 전에 죄를 짓고 사망한 후 저장소만 남아있던 타케시 코바치라는 자에게 육체를 주고 므두셀라인 자신을 죽인 게 누구인지 찾으라고 의뢰를 하는 것에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우중충하고 비내리고 낮보다는 밤이 많고 마약에 범죄가 항상 도사리는 등 사이버펑크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보여주고 있지만 식상하기보다는 정겨운 느낌이다. 당연히 비슷한 분위기의 ‘블레이드 러너(1982)’, ‘사일런트 메비우스(1988)’ 등과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저장소’라는 개념만 볼 때는 ‘공각기동대(1995∼)’의 전뇌 세계와 비슷한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다.

· 간편하게 생각없이 봐도 재미있고 인간의 ‘삶’에 대한 정의, 인간다운 AI를 통해 어디까지가 인간인지 ‘범위’를 정의하는 부분에서는 철학적인 사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답은 없으니까 안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지도 모른다. 어차피 내가 살고 있는 동안에는 이런 세상은 안 올 테니까. 

 

시즌1과 시즌2의 설정상 주인공은 같다. 하지만 등장 배우가 달라. 시즌1은 백인이고, 시즌2는 흑인이다. ‘저장소’를 이용해 육체를 바꿔 탈 수 있는 세계관이니까 가능한 연출이다. 외모는 물론이고 인종조차 다르지만 같은 사람이라고 인식을 하고 본다는 게 스스로도 웃기다.

· 과연 거침없는 미드답게 쥬지, 뷰지가 적나라하게 가끔 나온다. 사람을 해치는 장면도 꽤 매운맛.

· 2018년에 시즌1 공개, 2020년 2월에 시즌2 공개. 내용이 서로 이어져 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시즌1만 보고 시즌2 나온 기념으로 시즌1을 다시 정주행 후 시즌2를 정주행 했다. 이 정도 작품에 굳이 흠을 잡고 싶진 않다. 내 식견에서는 흠잡을 만한 곳도 없고. 볼만한 미드 없냐고 하면 반드시 추천할 작품.